송경영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부산·울산·경상권 협의회장(울산과학대 산학협력단장)
2025년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RISE) 본격 시행으로 2조 원에 달하는 규모의 대학 재정 지원 권한이 지자체에 이관된다. 이에 따라 지역 발전과 연계한 지자체 주도 지원 방식으로 전환되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특히 대학 재정지원사업의 절차와 흐름이 달라지면서 대학은 앞으로 어떻게 대비를 해야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다.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도 올해 2주기의 마지막 해로 2주기 사업의 성과를 확산하고, 새로운 3년의 혁신지원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기로에 있다. 권역별 협의회장들의 인터뷰를 통해 2주기 사업 성과, 향후 계획, 정부 당국에 바라는 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올해 2주기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이 마무리된다. 소회를 전한다면.
“학령인구 부족과 등록금 동결 등 최근 몇 년간 단골 메뉴처럼 등장한다. 대학의 어려움이 여전하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은 2차년도와 3차년도를 거치면서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 제정을 통해 사업비 총액이 대폭 확대되면서 전문대학에 한줄기 단비와 같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사업비 지침이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자율적 사업비 집행이 가능해진 점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 아직 사업종료일까지 5개월이 더 남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제가 2주기 혁신지원사업 사업단장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2주기 프로그램에 대한 성과평가를 통해 3주기 사업이 원활하게 시작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 2주기 혁신지원사업을 통해 얻은 대표적인 사업 성과는.
“부울경 전문대학들은 1주기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수행 동안에도 가장 활동적인 권역이었으며, 서로가 갖고 있었던 고민들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2주기 부울경 협의회의 성과로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1주기부터 진행했던 학생 중심 공동 프로그램의 운영이다. 대표적 프로그램으로는 ESG 사회공언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꼽을 수 있다. 다른 대학의 학생들이 하나의 팀을 구성해 ESG를 이해하고 우리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사였는데, 학생들의 참여도와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또한 해외봉사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사회적 책무성을 함양하는 글로벌 서비스러닝을 실시한 것도 주요 공동 프로그램 중 하나다.
두 번째 성과는 참여대학을 탐방하면서 부울경 워크숍을 진행한 것이다. 참여대학의 특성, 주력 분야, 지역사회 기여, 애로사항 등 다양한 모습을 서로 이해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 내년 RISE가 본격 추진되면서 사업 진행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광역 및 기초 지자체와의 전면적인 협업이다. 그간 사업단위 또는 프로그램 단위로 운영됐던 협력관계가 기획, 운영, 성과관리 단계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역맞춤형, 특화산업맞춤형 인재양성 교육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성과도출에 대한 압박이 있을 수 있다. 지방정부가 사업비의 일부를 대응투자 하기 때문에 투입되는 사업비의 효율성에 대한 질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사업 운영 및 사업비 집행에 있어서도 기존과는 다른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교육부는 대내·외 환경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을 위해 사업비의 일정 부분에서 인건비 등 경상비성 예산 편성을 허가했으나, RISE 사업비가 지방정부 보조금 형태로 지원된다면 예산편성 원칙이 기존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 RISE 체계에서 기존 혁신지원사업의 연속성을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가.
“RISE와 혁신지원사업은 상호 보완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지원사업은 일반재정지원 형태로 대학의 발전계획에 근거해 운영되고 있다. RISE 체계에서 진행되는 혁신지원사업은 대학 발전계획과 함께 지역 발전계획의 내용도 포함돼야 할 것이다. 혁신지원사업을 통해 꾸준히 교육혁신을 전개하고, 그 성과들이 RISE 체계에서 목적에 맞게 활용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기존에 진행됐던 LINC 3.0, HiVE, LiFE, RIS, 지방 전문대학 활성화 사업의 성과를 철저히 분석해 지방정부에 전문대학의 강점을 명확하게 호소할 필요가 있다. 여전히 지방정부는 전문대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각 시·도에서 설계되고 있는 RISE 사업 계획에서 전문대학의 역할이 대체로 작다고 들었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지방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전문대학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단위과제를 확보해야 한다. 과도한 욕심을 버리고 차근차근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믿는다.”
- 앞으로의 계획은.
“대학의 총장 이하 모든 교직원들의 지혜와 힘을 모아 RISE 체계에서 대학이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한다. 또한 발전방향이 결정되면 보직자로서의 책무감을 갖고 해야 할 일과 주어진 일을 명확히 하고 성실히 수행해 나가야 한다. RISE가 자칫 공유·협력의 무대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모든 지역이 어려움을 갖고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협력은 중요해질 것이다. 1·2주기 혁신지원사업을 통해 구축한 지-산-학-연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전문대학의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
- 교육부나 지자체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RISE의 취지에는 적극 공감하나 또 하나의 관리기관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급변하는 정부재정지원사업의 변화는 대학으로 하여금 언제든 또다시 제도가 바뀔 수 있다는 불안감을 주는 면도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는 장기계획이 잘 보이지 않는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했으나 고등직업교육에 대한 논의가 많이 부족해 보인다.
RISE 체계의 시행으로 지자체가 새로운 교육지원의 주체가 됐다. 지자체에 몇 가지 당부를 전한다. 첫째, 대학과 대학교육의 역할에 대해 긍정적인 면을 더욱 크게 봐주실 것을 요청드린다. 둘째, 대학의 비전과 교육목표에 대한 이해를 당부드린다. 교육의 성과는 조금 더디지만 언젠가는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크게 사용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