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화 전 직능연 평생직업교육연구본부장 “링크·하이브·라이프 지속될 것”
29일 전문대 혁신지원사업 수도권 협의회 하계 워크숍 주제발표에서 주장
“이름 바뀌지만 사업은 계속…일반대·전문대 예산 비율 현 수준 유지 전망”

정부가 내년부터 전국에 전면 도입할 예정인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에서 현행 전문대학 재정지원사업 중 일부가 존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등 주요 사업들이 이름은 바뀌지만, 라이즈(RISE) 도입 후에도 지속할 것이란 이야기다. 일반대·전문대 간 국고 지원 비율도 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평생직업교육연구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는 정태화 한국대학경쟁력연구원 대학미래발전연구센터장은 29일 강원도 속초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2024년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수도권 사업단 협의회 하계 워크숍’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핵심 골자로 한 향후 국고 사업의 동향 전망·분석 결과를 내놨다.





정태화 센터장은 이날 ‘2025년 라이즈와 선지원 후평가 재정지원사업 운영에 대비한 수도권 전문대의 추진 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현행 전문대학 국고 사업 가운데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전문대학(LINC 3.0, 링크 3.0) 육성사업’과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하이브) 사업’ ‘2주기 대학의 평생교육체제(LiFE 2.0, 라이프 2.0) 지원사업’ 등 3개 사업이 내년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라이즈 도입 이후에도 존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재정지원사업의 제목(사업명)은 다소 변경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3개 전문대 국고 사업의 올해 기본계획을 살펴보면 각 사업의 종합평가 결과를 내년 라이즈와 연계시킨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링크와 하이브, 라이프는 라이즈 내에서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현재 교육부 국고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전문대 가운데 일부 학교들이 라이즈가 도입된 후 링크나 하이브, 라이프 등 사업비 일부를 배분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일반재정을 지원하는 국고 사업인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역시 이름을 바꾼 형태로 계속 지원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정 센터장은 “현행 전문대 혁신지원사업은 라이즈 도입 이후에도 교육부가 그대로 주관하는 형태의 ‘선지원 후평가 재정지원사업’이란 이름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의 기관평가인증,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실시하는 재정진단을 모두 통과한 대학들이 일반재정 성격의 예산을 받게 된다”고 했다.

라이즈 내에서 전문대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업의 윤곽은 올해 말쯤 드러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핵심 방향은 △지역산업체 수요 지향적 인력과 지역형 정주 인재 양성 △산학연협력 고도화 △평생·직업교육 활성화 △지역 현안 해결 등 4가지를 바탕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정 센터장은 주장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전국 지자체가 교육부의 자문을 거쳐 4개 영역을 중심으로 내부 계획을 수립해 올해 말까지 이를 확정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역 산업 특성을 반영한 인력 양성 계획은 지자체별로 추가 반영될 수 있겠지만, 큰 방향에서의 핵심사업 운영은 4개 영역에서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대와 전문대 간 국고 예산 비율은 현재 지원되는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센터장은 “라이즈가 도입된 이후 일반대·전문대 간 재정지원 규모는 현행 비율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지역 전략산업과 관련한 내용, 가령 첨단 산업의 인력개발이나 연구개발(R&D) 지원 등에서는 일반대 예산이 아무래도 전문대보다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전문대 관계자들은 해당 지역 지자체 관계자들에게 전문대의 적정 수준 예산 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관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인천·경기에 연고를 둔 대학들이 많은 까닭에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수도권 특성상 권역 내 전문대학으로서는 지금부터 라이즈 핵심사업 영역과 관련한 실적들을 체계적으로 관리·축적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서울 연고 전문대는 9개교, 인천지역 전문대는 3개교, 경기도에 있는 전문대는 30개교 등이다.

정 센터장은 “수도권에 매우 많은 대학들이 밀집해 있지만, 이런 가운데에서도 인구감소 지역 중 인천지역의 강화군·옹진군, 경기도의 가평군·연천군에는 전문대가 소재하지 않고 있다”며 “인천·경기지역 전문대는 이들 지역의 기초지자체와 정규학생·성인학습자 대상 교육을 지원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수도권 전문대 “내년 라이즈 전환 후에도 동반성장 꾀해야” = 이날 워크숍은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을 운영하는 수도권 전문대학의 사업 책임자·담당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라이즈 등 고등교육 정책 변화에 대응한 수도권 전문대학의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열렸다.





류하상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수도권 협의회장(용인예술과학대 미래혁신처장)은 인사말에서 “최근 교육부의 내년도 예산안이 발표됐다”며 “100조 원이 넘는 교육 예산안 중 라이즈로 2조 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라이즈를 비롯한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등 아직 세부적인 내용까진 파악되지 않지만 구체적인 정보들을 조속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류하상 회장은 이어 “라이즈에서 전문대 발전계획이 알차게 담길 수 있도록 수도권 사업단도 더욱 열심히 뛰어야 할 것”이라며 “전문대 혁신지원사업을 운영하면서 공유·협업의 가치를 잘 녹였듯이 라이즈에서도 수도권 전문대학의 끈끈함을 바탕으로 동반성장을 실현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워크숍에선 수도권 전문대학들이 향후 라이즈 전략 수립에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주요 국고 사업들의 다양한 우수 운영사례가 공유됐다. 특히 교육부뿐만 아니라 전문대가 참여하고 있는 정부 부처 사업의 운영 성과는 물론이고 일반대나 타 권역 전문대의 국고 사업 우수 운영사례도 살폈다.

이시현 동서울대학교 일학습병행공동훈련센터장의 ‘동서울대 일학습병행사업 운영사례’와 이상희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전략지원처장의 ‘신산업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 운영사례’, 김은희 강릉영동대학교 링크사업단 부단장의 ‘지자체와 함께하는 GY-하슬라학당’ 등 성과가 공유됐다. 또한 ‘대학 현장실습 제도 현황과 개선방향’을 주제로 한 발표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