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하상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수도권 협의회장(용인예술과학대 미래혁신처장)
2025년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RISE) 본격 시행으로 2조 원에 달하는 규모의 대학 재정 지원 권한이 지자체에 이관된다. 이에 따라 지역 발전과 연계한 지자체 주도 지원 방식으로 전환되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특히 대학 재정지원사업의 절차와 흐름이 달라지면서 대학은 앞으로 어떻게 대비를 해야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다.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도 올해 2주기의 마지막 해로 2주기 사업의 성과를 확산하고, 새로운 3년의 혁신지원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기로에 있다. 권역별 협의회장들의 인터뷰를 통해 2주기 사업 성과, 향후 계획, 정부 당국에 바라는 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올해 2주기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이 마무리된다. 소회를 전한다면.
“2021년부터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위기의 충격이 본격적으로 나타났고, 2022년 2주기 혁신지원사업은 시작됐다. 급변하는 산업과 사회환경 속에 요구되는 미래 역량을 갖춘 우수 인재 양성과 대학의 다양한 혁신을 요구받고 있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2022년 봄 수도권 34개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단장 모임의 대표를 얼떨결에 맡게 됐다. 경험도 역량도 부족한 제가 많은 분의 도움이 있어 소임을 수행할 수 있었고, 벌써 2주기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많은 분께 감사의 마음이 저절로 든다.
2주기 혁신지원사업은 대학의 자율적인 혁신 계힉에 기반해 적정규모화, 미래 교육변화 대응, 진로 및 취창업 지원, 대학의 책무성 강화 등이 주요 과제였다. 아울러 역량강화를 위해 대학의 구조 개혁, 대학과 대학, 대학과 지역의 공유협력, 대학 교육 유연화 등도 강조됐다.
혁신지원사업 발전협의회 운영위원으로서, 그리고 수도권 대표대학으로 활동하면서 학사제도 유연화와 교육혁신, 학생성공을 위한 성과관리, 지역사회에서의 역할 등 대학의 발전을 위해 정말 많은 처·단장, 사업관계자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느끼게 됐다. 또한 대학 간의 벽보다는 성과를 공유라고 상생 발전을 위한 열린 마음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배웠고 감사드려야 할 분들이 많았던 기간이었다.
현재 전문대학은 학생 기초소양교육과 전공선택권이 강조되고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보다 과감한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2주기 혁신지원 사업은 이를 위한 기반을 잘 다져왔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수도권 전문대학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2주기 혁신지원사업을 통해 얻은 대표적인 사업 성과는.
“2주기 혁신지원사업은 각 대학들이 평가만을 위한 경쟁이 아닌 서로 상생·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기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공유와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수도권 전문대학들이 모여 원격강좌 공유 플랫폼을 구축하고, 공동교양 교과목 개발부터 운영까지 진행해 온 것을 말할 수 있겠다.
또한 수도권 18개 대학이 교육과정 공동 운영을 위한 공유·협력 컨소시엄을 구성해 에듀테크 원격학습 교양교과를 개발해 운영했다. 이는 개별 대학의 교과목 개발 한계를 극복하고, 대학들이 함께 상생·발전할 수 있는 고등교육의 생태계 변화를 위한 기반을 다지는 초석이자 수도권역 2주기 혁신지원사업의 대표적 성과라고로 말할 수 있다.
대학 간 공동교과목 설치를 통한 운영은 2023학년도 19개 강좌를 개설해 1305명이 수강했으며, 2024학년도는 공유협력 교육과정 3개 교과 개발을 통한 1381명이 수강하는 등 에듀테크를 수업에 접목시켜 고등교육의 생태계 변화를 실현하고자 했다.
이런 변화는 3주기 혁신지원사업에서 대학 간 질 높은 교육자원의 공유·확산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전문대학의 지식자산 활용을 극대화하며 대학에서 창출되는 수준 높은 지식정보의 부가가치를 높여 전문대학의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생각한다.”
- 내년 RISE가 본격 추진되면서 사업 진행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면.
“2025년 RISE체계가 도입되면 기존의 5개 재정지원사업인 RIS(지역혁신), LINC 3.0(산학협력), LiFE(평생교육), HiVE(전문직업교육), 지방대학활성화사업이 원칙적으로 폐지가 되고 RISE사업으로 통합해 운영된다. 이는 과거 대학이 교육부가 제시한 사업을 정해진 성과지표와 경직된 예산 집행으로 수행했던 것에 반해, 대학이 주도적으로 그 지역 특성에 맞는 지역맞춤형 프로젝트 및 과제 등을 설계하고 사업수행을 하는 체계로의 바뀌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이에 혁신지원사업도 지역정주 여건, 지역현안 해결, 지역 맞춤형 인력양성을 목표로 하는 RISE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도록 사업설계를 해야 한다.”
- RISE 체계에서 기존 혁신지원사업의 연속성을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가.
“RISE 체계에서 대학은 ‘OO시/도 RISE 사업’에 포함된 20~30개의 단위과제에서 추진할 단위과제들을 패키지로 선택해 ‘OO대학교 RISE사업계획’이라는 하나의 신청서를 제출하게 된다. 이를 위해 RISE 사업계획과 연계가능한 혁신지원사업에서 수행하고 있는 사업들을 패키징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기존 혁신지원사업을 통해 강조돼 온 공유·협력의 성과들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RISE 체계의 핵심 목표인 대학과 지역사회 간을 협력을 통한 노력과 성장을 통해 지역사회와 대학의 동반 성장을 이끄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향성이 될 것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혁신지원사업은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 발전해야 하는 전문대학에게는 그 어떤 지원사업보다 중요한 사업이다. 사회 변화에 부합된 인재양성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문대학 혁신을 이루기 위해 그간의 성과와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더 강화된 3주기 혁신지원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또한 RISE 체계 속에서 대학과 지자체의 효율적인 협력시스템 구축을 위한 노력이 뒷받침 돼야할 것이다.
수평적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지역발전전략과 연계된 사업을 지속적으로 연계하고, 이를 통해 지역혁신, 산학협력, 고등직업교육, 평생교육 등 좀 더 포괄적이면서도 다방면으로 사업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대학의 Master plan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교육부나 지자체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재 교육부 소속 라이즈위원회 28명 중 ‘전문대학 출신’으로 분류되는 전문가는 2명에 그친다. <한국대학신문> ‘라이즈위원회 ‘전문대 출신’ 위원 추가 임명…이상석 부산과기대 부총장 내정’(2024. 09. 24.) 기사에서 보듯이, 추가 위원이 1명이 위촉되어 28명 중에 2명에 불과하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신입생 미충원 문제는 현재 전문대학들이 당면한 최대의 고비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일반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전문대학들은 RISE 체계 전환 이후를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RISE 체계에서 지역사회, 지역경제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전문대학의 위치와 역할을 고려해 좀 더 전문대학의 현장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라이즈 위원 위촉 비율을 더 높여줄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재 각지역의 RISE 사업 관련 자료를 보면 과거 RIS 사업의 연장처럼 보일 정도로 인력양성 측면에서는 기술개발의 비중이 과도하게 크다고 생각한다. 생산 기술만 가지고는 지역의 생존을 담보할 수 없고, 성장도 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산업이라도 지역의 정주 여건 개선 등을 위해 필요한 유아보육과 교육 등과 같은 의료, 복지 분야, 문화 사업 분야 인력 양성도 비중을 늘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첨단산업, 기간산업이라 하더라도 사업의 유지발전을 위해서는 연구인력 외에도 더 많은 수의 현장 테크니션이 필요하는 산업생태계의 현실도 반영해 줬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