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추계 워크숍’, 지난 27일 부산서 개최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발전협의회 임원진 등 관계자 350여 명 참석
김우승 원장, “직무 중심 교육과정 토대로 교육 플랫폼 혁신 이뤄져야”
“성인학습자·외국인 학생 위한 교육 바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 필요”
내년 시행 예정인 라이즈, 전문대학만의 역할 토대로 기반 구축 ‘강조’

‘인구절벽’ ‘학령인구 감소’ 등 지역사회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래 고등직업교육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는 장이 마련됐다. 지·산·학 협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교육 플랫폼의 개혁이 필요하고,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 속에서 전문대학은 ‘낮은 등록금’ ‘단기 학제’ 등 강점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수 있으며, 성인학습자와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 제공에 힘써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이어졌다.





지난 27일 부산에서 진행된 ‘2024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추계 워크숍’에서 ‘지산학 협력을 위한 대학혁신플랫폼 구축’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 김우승 한국공학교육인증원장(전(前) 한양대 총장)은 “현재 대학 진학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 탓도 있지만 대학들이 지식전달의 기관이었던 예전에 비해 현재는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며 “미국의 경우 커뮤니티 칼리지(Community College)들이 온라인 교육을 많이 시키고 있고 ‘대안고등교육’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우승 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이미 온라인 교육은 시작됐었고, 200개 국가 이상의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학위를 취득하고 있다. 또한 항공우주(Aerospace), 농업(Agricultural) 등 많은 분야에서 온라인으로 석사학위인 ‘마스터 디그리(Master Degree)’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우승 원장은 ‘나노디그리(Nanodegree)’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지난 2011년 스탠포드대학 교수가 설립한 온라인 공개수업 기업인 ‘유다시티(Udacity)’는 취업만을 목적으로 하는 기술교육과정인 ‘나노디그리(Nanodegree)’를 구축했고, 1년 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이하 MIT)와 하버드대학교(Harvard University)가 공동개발·런칭한 ‘edX’에서는 MIT와 공동개발한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이 과정을 마치고 난 뒤 ‘링크드인(Linkedin)’에 이력서를 올리면 취업이 보장된다”며 “또한 ‘구글 커리어 서티피케이트(Google Career Certificate)’를 통해 한 달에 49달러의 3~6개월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수료하면 4년제 디그리(Degree, 학위)랑 똑같이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대학의 역할과 인력시장의 재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구글(Google), 애플(Apple),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등 기업은 4년제 학위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이미 선언했다. ‘스킬(Skill)’만 있으면 뽑는다는 것”이라며 “이와 함께 향후 인력시장은 어떤 전공이든지 인공지능(AI)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야 하는 세상으로 바뀔 것이다. 결국은 산학·사회 연계 강의 혁신이 필요하고, 대학에서 더 많은 경험을 제공해야 하며 진정성 있는 현장 시스템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가 OECD 국가 중 가장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질 좋은 취업을 하기 위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훈련시키는 것도 대학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전문대학, 폴리텍과의 협력 등 우수인재 양성에 힘써야…사업비 집행 시 건전하고 투명한 운영 강조 = 전문대학은 4년제보다 등록금이 저렴하고 비교적 기간이 짧은 학제의 장점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을 국내 정주 인력으로 배출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전문대학이 내년 도입될 예정인 라이즈(RISE)에서 안정적인 역할을 해나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유현진 교육부 고등직업교육정책과 사무관은 ‘전문대학 혁신지원을 위한 현안 설명’ 발표에서 “전문대학은 지역사회에 정주하고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4년제 대비 낮은 등록금으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며 단기간의 학제를 토대로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고 외국인 유학생을 국내에 정착시키는 등 산업인재로 키워내는 데 유리할 수 있다”며 “이러한 점들을 통해 전문대학이 라이즈 도입의 취지를 구현할 수 있고, 재정지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의 부담을 경감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대학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는 부분이 있는 폴리텍으로부터 도움을 받거나, 각 대학의 여건에 부합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활용하고 내일배움카드와 청년고용올케어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학생들의 교육·취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유현진 사무관은 “전문대학과 폴리텍은 학생들을 전문 기술인재로 양성한 뒤 산업사회에 잘 안착시켜 국가 발전의 선순환을 이룬다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문대학의 고용역량과 학생들의 직무역량 신장 등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폴리텍과 연계·협력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이라며 “내일배움카드는 전문대학 재학생들도 발급받을 수 있고, 청년고용올케어 플랫폼 등을 통해 졸업 후 취업으로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종합평가를 통해 지역사회를 위한 전문대학들의 성과를 지자체에 공유하고, 혁신지원사업비의 증가를 토대로 공정하고 원활한 대학 운영을 강조했다. 유현진 사무관은 “당초 내년 1~2월에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 종합평가를 앞당겨 오는 12월 중에 안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당긴 이유는 라이즈가 안정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목적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 사무관은 “2022년 혁신지원사업비는 4000억 원 규모였는데, 2025년에는 5500억 원 규모가 편성됨으로서 사업비가 증액된 상황”이라며 “사업비에서 인건비·경상비 집행이 가능함에 따라 교비와 혁신지원사업비의 집행 경계가 많이 허물어졌다고 생각한다. 이에 걸맞은 사후 성과 도출과 건전하고 투명한 대학 운영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인구절벽 위기, 라이즈 시행 후 전문대학만의 역할 수행 필요 = 지역사회에서의 인구감소로 인해 성인학습자, 외국인 유학생 모집 등 전문대학만의 기능을 구축해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기회와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와 함께 내년에 도입되는 라이즈에서 전문대학의 혁신, 역량이 지자체와 함께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남기석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 회장(영남이공대 산학협력단장)은 개회를 선언하면서 “이제는 ‘학령인구 감소’ ‘인구절벽’이라는 말이 대학 현장의 일상 용어가 됐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남기석 회장은 “우리는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성인학습자와 외국인 학생의 교육이라는 새로운 길을 통해 전문대학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며 “성인학습자는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교육의 길을 선택한 자들로, 그들의 열정과 노력이 대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또한 외국인 학생들은 글로벌 시대에 맞는 다문화적 경험을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와 전문대학의 중요한 인적자원이 되고 있는 현실이어서, 이제 우리는 이들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회장은 “그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과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취업과 실질적인 교육을 제공해서 그들이 전문대학을 통해 꿈을 이루고 우리 사회의 소중한 인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처럼 지금의 상황을 단지 어려움으로 보지 말고, 더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찾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모두가 손을 맞잡고 혁신의 길을 함께 걸어간다면 전문대학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최은희 교육부 인재정책실장의 축사를 대독한 김태경 교육부 고등직업교육정책과장은 “전문대학은 국가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는 중요한 교육기관이다. 전문대학의 역할을 발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학령인구 감소를 비롯한 급격한 환경 변화에 강력한 혁신으로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것에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관계자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2주기 혁신지원 사업에서는 2023년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를 신설해 예산을 대폭 확대했고 ‘지방전문대학 활성화 사업’ 신설 대학의 사업비 집행 자율성을 제고했으며, 혁신지원사업 대상 대학의 2023년 취업률이 전년 대비 2%포인트 상승하는 등 다양한 성과가 있었다”며 “그동안 쌓아온 전문대학의 혁신 역량을 기반으로 2024년에는 글로컬대학30 사업 지정과 관련해 여러 전문대학에서 혁신적인 교육 모델을 적극적으로 제안해 실제 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업에 지정되면서 전문대학이 보여준 혁신 역량과 의지가 내년부터 전면 도입되는 라이즈와도 연계돼 지자체와 전문대학의 상생 선순환이 구축될 수 있도록 교육부도 계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영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동의과학대 총장)은 축사에서 “라이즈의 핵심은 ‘정주’다. 라이즈 사업이 화제가 되면서 지역소멸에 대한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도 회장은 “대학은 학생모집이 어렵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지역 산업체가 더 어렵다. 신규 젊은 인력을 못 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청년들이 은퇴를 앞둔 고숙련 기술자들의 기술을 전수받아야 하는데 단절된다는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결국 해외에서 청년들을 데리고 와야 하는데, 이전처럼 비전문취업비자(E-9비자)로 일만 시키기 위해 데려오다 보니 특정 기술이 없다. 그래서 지난해 9월 정부에서 완화시키고 개방한 것이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유학비자(D-2비자)고, 이후 특정 기술을 배워 일을 할 수 있는 특정활동 비자(E-7비자)로 바뀌게 된다”며 “이것을 저는 ‘정주형 유학’이라고 부른다. 이와 함께 현재 시대에서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주형 교육과정을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장에 필요한 교육은 어떠한 수준으로 이뤄져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사회학자들이 전문대학은 현장 전문인력, 중장년·노년까지 현재 분석으로는 74세까지 일을 해야 하는 시대라고 얘기한다. 전문대학은 그간의 직업교육 노하우를 토대로 지역의 성인학습자를 위한 평생직업교육을 담당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워크숍에는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1, 2유형) 참여 대학 사업단 관계자, 발전협의회 임원진·자문위원단, 교육부, 한국연구재단 담당자 등 3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은 전문대학의 재정지원사업 중 하나로 102개 전문대학을 지원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1주기 사업이 진행됐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2주기 사업이 진행된다.

이 밖에도 김경 원광보건대 교수의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일반재정지원) 컨설팅’ 발표와 조훈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국제협력실장(서정대 부총장)의 ‘2025 전문대학 국제화 전략 방향과 사례 탐구’ 특강이 진행됐다.